영감의 글쓰기 - 프로처럼 배우고 예술가처럼 무너뜨려라
김 다은
Verlag: 무블출판사
Beschreibung
소설가 김다은(추계예술대 교수)이 『영감의 글쓰기』(무블 출판사)라는 새 책으로 영감의 전도사가 되어서 돌아왔다. 김다은 씨는 『이상한 연애편지』로 우리나라 서간체 소설의 장을 활발하게 열었고, 섬세한 필치로 『손의 왕관』 『훈민정음의 비밀』 『금지된 정원』 등 통 큰 역사소설을 써왔으며, 작가들의 연애편지를 엮거나 외국에 소설을 발표하는 등 20여 권의 책을 활발하게 발표해 온 작가이다. 하지만 대학교에서 문예창작과 교수로 20년간 소설창작을 가르치면서도 글쓰기 이론서를 한 권도 쓰지 않은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 이유를 서문에 밝혀 놓았다. 국내외 많은 글쓰기 서적들이 창작의 기본 개념을 다루고 있긴 하지만, 진작 글쓰기 창작에서 가장 중요한 영감의 문제를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작품의 숨결이나 다름없는 영감을 다루지 않은 이론서는 세상에 나와 있는 책으로 충분하다고 느꼈다. 영감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글쓰기 이론서를 내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20년 만에, 드디어 김다은 교수가 상식을 파괴하는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았다. 영감의 글쓰기의 핵심은 무엇인가? 영감은 외부에서 오는가? 작가의 내부에서 나오는가? 20년간의 글쓰기 창작 교수로 그리고 소설가로 얻은 교훈은, 자극은 외부에서 오지만 그 자극을 영감으로 바꾸는 과정이 내부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영감이 한 줄기 바람처럼 나를 휘감으면 걸작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영감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어릴 때 숟가락질도, 오줌을 가리는 것도 훈련을 통해 가능했듯이 영감도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감의 글쓰기』는 자신 안에 영감의 기계가 작동하도록 훈련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흔히 창작은 10%의 영감과 90%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지만, 영감의 기계가 몸 안에 장착되면 영감과 노력은 구분할 수 없는 상태로 글을 쓰는 매 순간 새로운 감각의 작동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로또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매일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아름답듯이, 영감도 매일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감의 훈련 방법은 무엇인가 『영감의 글쓰기』는 기존의 글쓰기 도서들과 괘도를 달리한다. 우선 가로로 쭉 읽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독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만 읽히는 책이다. 무엇보다 책의 이정표가 들어 있는 것이 특이하다. 빨간 ‘사유’ 표지판 앞에서는 멈춰서 자기 생각의 짬을 짧게 혹은 길게 가져야 한다. 때로 페이지를 뛰어넘어서 읽는 세로 읽기 지점이 있는가 하면, 되돌아가서 확인하며 연결해서 읽어야 하는 지점도 있다. 질문에 대답하도록 책-공책의 특이한 구성을 가진 책이기도 하다. 더 특이한 것은 자신의 책을 꼭 사보라고 주장하는 책들과 달리, 영감에 대한 일방통행적인 지식이나 이론서를 원한다면 이 책을 사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이 책은 책에 대한 모든 상식을 무너뜨렸다. 책 자체가 새로운 영감 덩어리다. 영감의 훈련 내용은 무엇인가? 창의적인 글을 쓰려면 무엇보다 자기 확인이 필요하다. 대부분 이 단계를 생략하고 글을 쓰기 때문에 글을 쓸 때마다 흔들리고 괴롭게 버터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확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스로 사유하는 힘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 세상의 고정관념을 깨고 자신만의 새로운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 사유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은 흥미의 연속이다. 처음 난센스 퀴즈처럼 가볍게 시작된 훈련은 설렘을 주었던 사물들의 정체나 가치를 다르게 보는 방법이나 단어 세 개로 글 자화상 그리기, 내가 나의 몇 %인가를 알아가는 등 자기 확신의 훈련으로 진행된다. 글쓰기 훈련이지만, 신기한 그림을 더 많이 보게 되는 과정이다. 둘째, 창작을 위해 꼭 필요한 언어를 영감의 원천으로 삼는 방법을 알려준다. 언어가 영감의 원천임을 알지 못하면 창의적인 글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필요한 재료들을 잘 구비하고 신선하게 보관해야 하듯이, 글쓰기 창작을 위해서도 어휘들을 충분히 확보하고 잘 간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끝말잇기, 단어 스펙트럼 찾기, 뜻을 모르는 미끼 단어로 상상력 키우기, 나만의 상상력 사전 만들기 등 다양한 언어의 축제가 벌어진다. 셋째, 창작의 기본 개념들을 이론처럼 접근하지 않고 살아있는 생물처럼 접근하고 있다. 학생들이 이론서를 읽으면 도리어 영감이 쭈그러드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래서 성급하게 정의(定意)하지 않고 정의(正意)라고 말하는 것들도 의심할 수 있도록 뇌를 훈련한다. 자신의 몸과 정신에 집중하며 생각을 뒤집어 보는 방법에서부터 병과 증상을 문학적인 키워드로 사용하거나, 구두점을 무시하면 영감에게 무시당한다며 문학적인 구두점 활용을 알려주고, 소설 속의 리듬을 넣어 독자를 즐겁게 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넷째, 영감의 길잡이가 되는 여러 작품을 통해 독자들이 깊은 통찰을 이끌어내는데, 특이한 것은 영감 측면에서는 신춘문예 당선작들이 세계적인 명작에 뒤지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신춘문예 작품들처럼 막 작가가 되려고 하던 순간의 영감이 마치 차갑고 딱딱한 땅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처럼 강하다는 것이다. 작가가 추천한 책 외에 독자가 영감을 받은 책들을 채워 나가도록 한 것도 특이한 영감 훈련 방법으로 소개했다. 다섯째, 영감의 글쓰기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글 쓰는 즐거움을 누려야 한다. 글을 쓸 때 누리는 기쁨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아마추어로서 제 맘대로 쓰면서 느끼는 기쁨이고, 다른 하나는 프로로서 힘들더라도 단련하면서 느끼는 기쁨이라고 한다. 후자를 즐길 생각이 없으면 전자로 남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사유에 대한 단련의 고통과 기쁨을 동시에 누릴 줄 아는 글쓰기의 프로로서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 목차 프롤로그 | 글쓰기 창작을 위한 영감 훈련 010 책의 이정표 014 1장 | 글쓰기를 위한 영감 훈련이 가능할까 017 2장 | 영감은 외부에서 오는 것일까 039 3장 | 창작을 위한 영감 훈련의 준비 작업은 무엇일까 063 4장 | 나는 창작할 자질을 지녔을까 077 5장 | 정의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089 6장 | 기본 개념을 프로처럼 배워라 103 7장 | 영감이 길을 잃지 않게 수미상관을 이루라 131 8장 | 몸과 정신은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을까 181 9장 | 언어의 영감을 이해하라 213 10장 | 글쓰기의 리듬과 춤추라 253 • 영감 가이드 278 • 에필로그 | 영감의 글쓰기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286 • 참고 문헌 288 ■ 책 속으로 내 안에서 영감을 어떻게 작동시킬 수 있을까? 창작을 위해 설레는 감정이 중요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설렘이 많은 사람은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퍼센티지가 높다. 반대로 고정관념에 빠져 있거나 타인의 감각에 의지하는 사람은 설렘을 감지하기 어렵다. 대중 매체나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마치 자기 것처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자기 안에 타인이 일부분 혹은 많은 부분 차지하고 살아갈 가능성이 있다. -‘나는 나의 몇 %일까’ 중에서, p45 내가 누구인지, 내가 지금 무엇에 관심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글자 자화상을 그려보자. 글자 자화상은 글자로 그리는 그림이다. 현재 자신에게 의미 있는 세 단어를 선택해서 그리면 된다. -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중에서 p.48 상상력 사전은 이 세상 어디에서도 똑같은 것을 찾을 수 없는 자신만의 상상력을 적은 것이다. 앞서 본 쯔쯔가무시병처럼 뜻을 모르는 단어나 이미 뜻을 알고 있는 단어, 자신의 영감을 건드리는 단어를 선택한 뒤 상상력을 펼치면서 적어 나가면 된다. -‘나만의 상상력 사전을 만들자’ 중에서, p70 하루키의 단편소설은 간단한 메모가 상상력과 합쳐져서 어떻게 문학적인 글로 완성되는지를 보여 준다. 의태어와 의성어 등이 어떻게 상상력으로 발전하는지, 그리고 서로 연관 없어 보이는 것들이 어떻게 ‘강풍세계’라는 하나의 단어로, 아니 하나의 ‘세계’로 묶이는지 잘 나타나 있다. -‘언어와 문학은 어떻게 만날까’ 중에서, p72 이처럼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 속의 ‘광인’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한 단어를 정의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복잡한 과정인가를, 그리고 단숨에 정의하는 것이 때로는 얼마나 위험한가를 잘 보여 준다. 그래서 한 단어를 단번에 정의하는 것은 제대로 정의하지 않는 것이다. -‘한 단어를 정의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중에서, p93 ■ 저자 소개 김 다 은 이화여자대학교 불어교육과와 불어불문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제8대학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첫 소설 『당신을 닮은 나라』가 1995년 ‘제3회 국민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소설가로 등단했다. 장편소설 『손의 왕관,』『소통 말통』, 『바르샤바의 열한 번째 의자』, 『금지된 정원』, 『모반의 연애편지』, 『훈민정음의 비밀』, 『이상한 연애편지』, 『러브버그』, 창작집 『쥐식인 블루스』, 『위험한 상상』, 문화 칼럼집 『발칙한 신조어와 문화현상』, 『너는 무엇을 하면 가장 행복하니?』, 서간집 『작가들의 연애편지』, 『작가들의 우정편지』, 『작가들의 여행편지』, 『해에게서 사람에게』를 출간했다. 프랑스어 장편소설 『Le Jardin interdit』, 단편소설 「Imagination dangereuse」, 「Le rat de bibliothèque」 등이 있다.